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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오디오의 전설 데논 DL-103 카트리지
번호:  |  날짜:2018-04-03
카페지기      조회 : 1153


하이파이史의 레전더리 Denon DL-103 카트리지

Denon MC형 카트리지는 그 첫 양산품이 납품된 1964년 이후 무려 오십 여 년 동안 아날로그 턴테이블 애호가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픽업으로 군림해 왔습니다. 이제 데논 본사의 카트리지 제작 장인 3인중 단 지 한 분만이 남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에 하이파이 역사의 레전더리 DL-103 카트리지에 대해 간략한 프로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디오 역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날로트 턴테이블과 카트리지, 포노앰프 중 가장 애호가들의 기억에 남는 3대 명작을 들라고 하면 아마도 턴테이블 쪽으로는 린의 LP-12가, 카트리지에선 Denon의 영원한 스테디셀러 DL-103이, 그리고 포노앰프로는 마란츠의 Phono 내장 7 프리앰프를 들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봅니다.

DL-103은 어째서 그토록 높은 완성도를 지니면서 계속 해서 리바이벌(이라기 보다는 원래 그대로에 가깝게 생산) 되는 걸까요? 1964년에 개발되었으니 이미 50년이 지난 오디오 파트가 지금도 현역기로서 생산되고 판매되고 있는 것은 클립쉬의 헤레쉬 스피커나 혼, 보스의 901 스피커 등 극히 드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런 장구한 세월을 이어온 명품을 AV프라임에선 모두 만날 수 있으니, 이것두 인연이라면 인연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각설하고 DL-103은 현재 내부 코일을 고급화시키고 포노앰프와의 임피던스 매칭이 용이한 DL-103R과 함께 판매되고 있는데 오리지널 DL-103은 도쿄 올림픽이 개최된 해에 최초의 방송용 스테레오 레코드 바늘로 등장하였습니다.

처음엔 전혀 민수용이 아니고 오로지 방송용으로만 제작되었기 때문에 NHK에 납품되었는데, 민수용으로 판매가 시작된건 1970년대부터입니다. 등장 이후 성능, 사양의 변경이 없었으니 보스와 클립시 클래식 스피커와 더불어 살아있는 하이파이 역사의 화석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오히려 Heresy같은 경우 3세대 버전이고 얼마전 마침내 완전히 단종된 Bose 901 역시 6새대의 2번째 버전까지 내부의 개량을 거쳐왔습니다.


데논 본사의 시청실엔 시리얼 번호 1번이 소중히 보관되어 있는데, 현재까지 벌써 누적량 70만개 이상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처음 이 카트리지가 개발된 배경은 NKH에서 FM 스테레오 방송용 표준 Catridge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960년대 초반 당시 라디오는 지금과 같이 음원파일이 아니라 릴테이프나, LP를 통해 음악을 방송하거나 실시간 생방송으로 진행하였습니다. AM과 단파 등 모노널 방송이 주류를 이루다가 FM 스테레오 방송이 본격화되면서 표준이 되는 카트리지 개발이 필요해진 것이죠.

이런 배경에서 당시 일본 콜럼비아였던 데논사와 국영방송국(NHK)가 공동으로 DL-103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송 송출용 카트리지에서 요구되는 성능의 정확한 수치와 기술적인 표준에 대한 과제가 제시되었습니다.

그 특징은 5가지로 집약됩니다.

1. 재생 대역이 넓고 출력전압의 주파수 특성이 평탄할 것.

2. 좌우의 스테레오 분리도가 우수할 것

3. 좌우 채널 감도의 편차가 최소화될 것

4. 내부 임피던스가 작을 것

5. 스테레오와 모노널 레코드를 동시에 재생할 수 있을 것


내부의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 수지로 제작된 DL-103

완성된 후 1964년 NHK에 납품되자 FM 방송을 듣게 된 청취자들, 그 놀라운 하이피델리티적 음질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고 특히 오디오 매니아들 사이에선 NHK가 방송 송출용으로 DL-103을 쓰는 것 같다는 정보가 퍼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민영 FM 방송도 붐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DL-103은 더욱 팬들의 이목을 끌게 되었고, FM 송출용 표준 장비라는 인식은 더욱 오디오파일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 갔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1970년 일반에 유통되자 상업적으로 히트를 기록하면서 데논의 대표하는 명기, 그리고 아날로그 하이파이의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레전드가 된 것입니다.

최근 디지털 DAC나 네트워크 플레이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전자제품은 조금씩 성능이 개선되고 모델명도 바뀌기 마련인데, 어째서 시대가 변했는데도 50년간 업그레이드를 단행하지 않고 최초의 사양 그대로 제작한 것일까요?

왜 유독 DL-103만은 오랫동안 동일 품번에 동일 성능과 규격을 고집하면서 생산되었을까요?


그 이유 역시 탄생된 배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원래 국영방송국의 방송송출용 장비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함부로 성능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일본적인 풍토에서 방송의 음질에 여햐한 변화가 가해진다면 곤란다하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인데 따라서 현재도 NHK 라디오 방송국의 소리(물론 LP재싱시)는 1960년대와 동일하다고 합니다.

다소 변한 부분이 있다면 플라스틱 케이싱의 금형 자체는 수명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몇 번의 새로운 금형이 제작되었고, 실제로 1964년 NHK에 납품된 초창기 모델, 1970년대의 상업 모델, 그리고 현행 DL-103에는 외형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매커니즘에선 일체의 변경이 가해지지 않았고 사운드, 성능면에선 변함없는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아날로그 오디오 유저들 사이에서 DL-103의 임피던스(개발당시로는 낮게 여겨졌지만)가 요즘의 포노앰프 기준으로는 너무 높다 보니 대신 개량 버전인 DL-103R로 관심이 옮겨간 분위기이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수입원에서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데논의 최대 딜러십인 AV프라임에서도 DL-103R 카트리지만 극소량 보유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 명징한 현음은 현대의 어떤 하이엔드 Catridge와 비교해도 오히려 빛이 날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것은 본기를 사용해본 분들의 공통된 소회입니다. 저역시 개량버전인 R 모델은 주력기로 사용했고, 심지어 지금 필자가 사용하는 고가의 벤츠 마이크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걸 확실히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이제 데논 본사의 카트리지 장인은 모두다 은퇴하고 단 한 분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부디 건강하시어서 수준 높은 아닐로그 픽업을 계속 생산하고 후계자를 육성하여 DL-103과 DL-103R을 아날로그 오디오 애호가들이 더 오랜 기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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